철교 난간에 양손을 얹고 망치를 옆에 놓은 채 벤트는 멀리 있는 무언가를 집어삼킬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곧 화면이 스튜디오로 돌아갔다.언어능력을 잃은 액셀러레이터에게는 목소리가 들릴 뿐이고 어떤 말인지 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소녀의 영창에는 감정이 있었다. 언어의 벽을 뛰어넘은 곳에 있는, 라스트 오더를 생각하는 마음을 액셀러레이터는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이건 대체 뭐지?도움도 되지 않는 능력자로서.목덜미의 초커형 전극 스위치를 손가락으로 튕긴다.그것을 평화로운 사람 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이 훨씬 더 괴물이지 않은가.그러고 나서 그녀는 말했다.정말이지, 결국 그 미사카 네트워크 접속용 배터리 라는 건 뭐였던 거야! 혹시 속은 건지도?! 게다가 미아만으로도 큰일인데 학원도시에 그런 게 나오다니!영문을 알 수 없는 시라이의 귀에 TV 소리가 들렸다.키하라는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포효했다.키하라 아마타는 시시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사냥개 부대 가 갖추고 있는 장비를 생각해보면 가장 큰 가능성은,과학이란 이런 거야!! 너도 그 일원이지!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학원도시 최강의 초능력자(레벨 5)를 가볍게 다룰 수 있는 괴물이 겨우 이 정도로 이렇게까지 긴장하는 것은 이상하다고.그 근원에는 초능력 연구나 최첨단 과학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쪽은 인덱스가 처리할 수 없으니 천사 라는 현상의 대책을 세울 수도 없다는 걸까.그런 그에게 벤트는 혀를 내밀며 말했다.너희들 과학 측이 한 짓이잖아? 저 천사 의 출현에 맞춰서 계 전체에 강제로 술적 압박을 가했지. 말하자면 마력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한다는 건가. 아레이스타도 참 얄미운 방법을 생각한단 말이야.핵무기의 폭풍을 직접 받아도 머리카락 한 올 흔들리지 않을 절대적인 벽이.반짝반짝, 두세 번에 걸쳐 깜박거린다.과연. 학원도시도 이렇게 공격해나갈 생각이었나? 움직일 수 없는 놈들을 하나하나 꼬챙이에 꿰듯이 찔러낸단 말이지.어딘지 알 것 같다.인덱스는 이어서 말했다.고리는 카자키리의 팔다리 움직

3『액셀러레이터. 할 얘기가 있는데 괜찮으세요?』쿠웅!! 굉음이 카미조의 말에 겹쳤다.수없이 많은 피어스 때문에 얼굴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 벤트는 그 무기를 한 손에 들고 생글생글 웃는다. 같은 인간에게 짓는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모멸과 경멸에 찬 웃음을.여자는 근처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발로 치우면서 비 내리는 거리를 비틀비틀 걷고 있었다. 여자가 입에서 혀를 내밀어 거기에 이어져 있는 긴 사슬을 좌우로 흔들었다.7백지 답안지를 앞에 두고 소년의 온몸에서 비지땀이 흐른다.그러니까 상대편이 궁지에 몰렸다고 느끼기 전에 죽이는 게 철칙이야.후각 센서에 따르면 표적의 냄새는 길 위에 세워져 있던 원박스카를 경유한 후 이 시설로 향했다. 어쩌면 총기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결론적으로는,벤트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 날카로운 가시 철선이 감겨 있는 망치를 아무렇게나 휘둘렀다.그러나 눈에 띄지 않는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돌아다니다니 마치 미아를 찾는 아버지 같다. 평소의 액셀러레이터의 가치관과 가장 거리가 먼 행동 같다.쿵쾅빠각!! 굉음을 내며 차례차례 거친 바람의 공격을 쏘아내면서 벤트는 흥미롭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카미조를 우습게 여기는 태도였다. 5미터의 거리를 좁힐 수가 없다.그럼에도 이렇게 대규모 마술 공격을 당한 후에도 자신들이 어떤 종류의 술식에 당했는지 전혀 분석할 수 없었다. 완벽하게 오리무중이었다.어떡하지, 전원이 생각하고 있었다.언뜻 보기에는 정상적인 인간의 사고방식이라고 보일지도 모른다.벤트에게 선공을 맡기고, 침묵한 도시의 뒤처리 를 하는 정도의 수밖에 없을지도.아마 그들이야말로 바로 학원도시의 가장 어두운 어둠의 어둠.그는 자신의 손을 재빨리 하얀 가운 안으로 찔러 넣었다. 꺼낸 것은 한 장의 칩이었다.전화라는 말 때문에 생각이 났다.운전석 문에 손을 대어 보니 잠겨 있지는 않았다.4하지 마!!『그때의 나는 정말 죽어가고 있었어.』차로 10분이라면 그럭저럭 먼 거리라고 액셀러레이터는 생각한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자면 그럭저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