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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마치 술래없는 숨바꼭질 같거든. 못 찾겠다 꾀꼬리라도 외 덧글 0 | 조회 508 | 2021-06-04 17:56:08
최동민  
[이건 마치 술래없는 숨바꼭질 같거든. 못 찾겠다 꾀꼬리라도 외쳐야 할 술래는 간 데 없고, 숨어있어야 할 아이들이 오히려 술래를 찾아 나선 느낌이야. 정작 술래는 집에서 자고 있는데 말이야.][야! 이 . 하고 자빠졌네. 넌 그래도 운좋은 놈이야. 늘씬하게 빠진 캐디들이랑 노닥거리며 네 녀석의 덜떨어진 우월감을 뽐내겠지만, 나같은 약골은 오직 공부뿐이라고. 게다가 우리집엔 너의 집처럼 골프를 시킬 만한 돈도 없어. 학교가면 선생이 공부하라고 닥달하지. 집에 가면 엄마가 새벽까지 붙어앉아 잠도 못 자게 하지. 이건 정말 미친 짓이라구.][내 꿈이 뭔 줄 아니? 내 희망이 뭔 줄 알아? 남북통일, 독재타도, 민중국가 건설, 혁명. 웃기지 말라고 그래. 내가 운동에 뛰어든 가장 절실한 이유는 절망을 이기기 위해서야. 찢어지게 가난한 집 구석과 술 한 잔 마시기 위해 아는 사람을 찾아 술집을 기웃거려야 하는 내 초라한 몰골과 낙이 없다는 푸념만 일삼는 내 부모와 학업을 포기하고 공장으로 처박힌 내 동생과 맨날 생선대가리 하나 못 얻어 먹고 비쩍마른 우리집 끼와 꼴도 보기 싫을 만큼 무기력하고 구질구질한 내 이웃들. 이런 절망들을 이겨내고 싶어서였어.]다행이랄까. 그날 새벽에 들이닥친 구사대와 경찰에 의해 모두 연행되는 바람에 그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거지. 만약 그때 경찰이 진입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지금도 머리카락이 쭈삣쭈삣 솟는대. 제길!]상우는 아는 체를 해오며 말을 먼저 건네오는 사내를 쳐다보았다. 예전의 정보부 최 계장이었다. 상우는 반가운 마음에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자 상우의 옆에 서 있던 사내 둘이서 상우가 일어나지 못하게 어깨를 짓눌렀다.전화를 걸다가 아는 녀석이 호텔쪽의 눈치를 살피며 슬글슬금 그의 근처를 지나가길래, 상우는 얼른 수화기를 내려놓고 녀석을 잡았다. 녀석은 마침 잘 만났다며 조금 전에 일어난 일을 숨가쁘게 전해 주었다. 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그제서야 그는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찾아 주어서 고맙네. 자네가 연락을 않는다면 전국을 다 뒤져서라도 찾아낼 요량이었지. 자네 사정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 걱정말고. 앞으로의 자네 생활은 내게 다 맡기라구. 생활하는데 조금도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해줄 테니까.][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바보온달에 대한 것이 아니고 평강공주에 대한 얘기야. 바보온달은 착하고 좋은데, 평강공주는 조금 독종이라는 거지.][네 놈의 사무실에서 다량의 무기가 발견되었고, 네 부하인 강지수가 다 실토했단 말야! 네가 수 차례에 걸쳐 강지수를 내란음모에 끌어들이기 위해 회유했다던데? 그래도 입을 안 열겠단 말이지?]그가 애써 외면했던 신경을 곤두세우며 상체를 조금 일으키는데, 방문이 벌컥 열렸다. 미란이었다. 그는 그대로 엎드린 채, 안마하던 여자를 내보냈다. 그리고 보니 집에 들어간지도 일 주일이 넘은 것 같았다.[임마, 귀공자 노릇도 좋지만, 너무 한 여자에게만 빠지지 마라. 자가용 타는 것이 안전하겠지만, 가끔은 영업용도 잘 달리 수 있다는 걸 알아야지.]그는 자루를 땅바닥에 험하게 굴렸다. 그 바람에 기절한 사내가 다시 정신이 들었는지 자루속에서 꿈틀댔다. 그는 자루를 그대로 내버려두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겁많은 강지수가 어떻게 꿈틀대는 사내를 자기 차 뒷트렁크에 싣고 갔는지는 나중에 만나서도 얘기해 주지 않았다.눈빛이 날카로운 사내가 더욱 눈빛을 번뜩이며 잔뜩 의심에 찬 시선으로 김 형사와 현일을 번갈아 쳐다보았다.미란은 자기의 수치스런 모습을 내게 보여줘서 창피하다는 생각을 했는지 얼굴이 다소 상기되었다. 하지만 곧 여자의 얼굴에는 결연한 의지같은 것이 다시 드러났다. 인혜보다 더 어릴 것같은 나이에 다부져 보이는 체격, 뛰어난 미인은 아니더라도 깔끔한 여자의 눈에서 불을 뿜는 것 같은 광채가 솟아나왔다.[인혜씨! 한 가지 비밀을 말해 드릴까요? 상우 첫사랑에 대한 얘긴데 .]장혁기는 전에도 한 번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독히도 더운 여름이었다. 햇볕이 정수리를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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